2008년 3월 14일. 배왕군 선생님 돌아가시다.

     개인적으로 배운 일도 없고, 지나가다 마주치면 인사나 하고, 그냥 애들 건너서 알고 있던 분이다. 아마, 물상을 가르치셨었던 것 같다.
     아침에 선생님들끼리 모여서 회의 하는 중이었다고 한다. 잠깐 쉬는 중에 쓰러졌는데, 그대로 숨을 거두셨단다. 심장이 안좋으셨다나. 무슨 돌연사 같은 거라고들 한다.
     모두를 놀라게 한 건, 이 선생님이 꽤 말짱했었다는 점이다. 바로 엊그제, 우리 반 담임을 맡으신 서승덕 선생님과 밤늦게 술을 마시기까지 하셨단다.
    
     배왕군 선생님 이전에, 전영철 선생님이라고, 또 돌아가신 분이 계신다. (그 선생님은 내가 직접 배우기도 했고, 심지어 중학생 때 송년 음악회를 준비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았던 적도 있어서, 돌아가셨단 소식을 듣고 마음이 좀 그랬다.) 너무 늦게 발견된 간암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말짱하던 사람들이, 픽 쓰러져 죽고, 어느날 갑자기 간암환자가 되서 괴로워하다 죽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너무 강렬하다. 그냥 웃고 떠들기에는, 내 좁은 속이 감당을 할 수 없다. 나도 저렇게 죽으면 어떡하지? 그 사람들 모두 아직 하고 싶은 일이 있었을 거고, 하고 있는 일이 있었을 거고, 무엇보다 죽기는 싫었을 건데. 나도 그런데.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쓰러져서 죽어버린다- 이건 너무, 뭔가-. 사람들이 이래서 교회에 다니는 걸까?
    
     3년도 전에 복도에서 스쳐지나갔던, 약간 땅딸막하고 다부진 실루엣이 의자에 앉았다. 이윽고 그는 쓰러진다. 일어나지 못한다.  일어나지 못한다.  일어나지 못한다.  일어나지 못한다. 일어나지 못한다. 일어나지 못한다. 일어나지 못한다. 일어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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