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08/04/15 (3)
  2. 2007/09/01 2007학년도 동북 고등학교 학생 간부 수련회 후기 (2)
  3. 2007/07/18 오늘 학교에 박승범 교수님이 오셨다.
  4. 2007/07/15 존 웨인의 죽음
  5. 2007/07/11 기말고사
  6. 2007/07/05 동산
  7. 2007/05/04 나의 아이큐. (3)
  8. 2007/03/10 십분은 너무 길어 (1)

     사람은 일정한 틀을 가지고 세계를 바라본다. 그래서 한나라 빠돌이들이랑 한나라 까돌이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면 가장 원초적인 문제는, '어떤 틀을 골라야 잘 골랐다고 소문이 날까요?'다. 과학적인 게, 그나마 제일 좋은 틀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본다. 과학은 겸손하다. 변하지 않는 절대 불변의 법칙? 신성한 진리? 이딴 게 없다. 과학적 이론은 언제나 '실증될 준비'를 하고 있다. 반증된 것은, 수정되거나 버려진다. 즉, 열려있다.
     신학은, 이런 이유로, 또한 가장 조까튼 틀이다. 신학적 사유는 모든 사실을 '이미 주어진 것'에 끌어다 맞춘다. 신학적 사유 속에서 권위와 권력은 동의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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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학년도 동북 고등학교 학생 간부 수련회 후기

     2시간 40분 정도 걸려서 다녀왔다. 경기도에서 지원한 시설이라고 한다. 양평이었나, 아무튼 강화 근처였던 것 같다. 가자마자 성균이네 반에 박도연이란 친구랑 농구를 했다. 되게 잘하더라. 막 날아다니는데 정말 신기했다. 각설, 농구를 끝낸 뒤에는 강당에 들어가서 입소식. 지도사 선생님이 웃겼다. 아, 입소식 하기 전에 조각 공원을 돌아봤었다. 조각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중에 여자 모습을 조각조각 나누어 배치 해놓은 작품이랑, 천사들 셋이 폼 잡는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 입소식이 끝난 다음에는 점심밥을 먹었다. 불고기가 나왔다.
     그 다음 일정이 좀 웃겼는데, 2시 즈음에 시작해서 무려 5,6시까지 줄창 물썰매를 탔다(타게 되어 있었다.) 나는 이래저래 내키지가 않아서 물썰매 슬로프 아래에 의자 갖다 놓고 뻐겼다. 애들은 정말 재밌게 타더라. 그렇게 좀 지켜보다가 심심해져서 어슬렁 어슬렁 돌아다녔는데, 안세진 선생님께서 부르셨다. 마침 안 감독님 선생님과 이야기를 좀 해보려는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냉큼 달려갔다. 갔는데, 대뜸, 준식이 너 책 많이 읽는다매? 선생님 말로는 애들한테서 이야기를 들었다는데, '그 애들'이 누군지 도대체 모르겠다. 대욱이랑 형준이랑 해서 물어봤는데 다들 안 선생님께 그런 말씀 드린 적은 없댄다.
     아무튼. 안 선생님과 처음 나눈 이야기는 독서 토론반에 관한 이야기였다. 내가 지금 활동하고 있는 곳이 강현식 선생님께서 담당하고 계시는 독서 토론반인데, 여기에 흥미가 있으셨나 보다. 니들은 무슨 책 읽었냐? 걸리버 여행기하고, 에, 또- 갈매기의 꿈? 네에. 책 별로 안 읽었나 보네? 아, 뭐. 그렇죠. 아, 저번에는 하주호 선생님께서 오셔서 애들이랑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랬어요. 특강같은 거? 네. 니네 요샌 뭐하냐? 1학기 때에는 토론도 많이 하고 했는데, 요새는 축제 준비한다고 막 그래요. 그래, 그럼 강현식 선생님께서는 뭐 하시니? 그냥 뒤에 계시다가 저희 토론하는 거에서 애들이 말을 잘못하는 거 있으면 고쳐주고, 토론하는 방법같은 거 알려주시고, 그래요. 뭐, 대충 요런 이야기였다. 안 선생님께서 잘 들어주셔서 이야기 하기가 즐거웠다. 고마워서, 음료수 사다 드릴려다가 생각해보니 옆에 레시피 선생님하고 학생부장 선생님하고 섭섭해하실 것 같아, 결국 내 꺼까지 포카리를 네 개나 사버렸다.
     안 선생님이랑 이야기 끝내고는 중간에 애들을 모아서, 숙소 앞으로 내려가 농구를 했다. 도연이는 친구들이랑 한다고 갔고,(그 때 우리 쪽에 권대욱, 황준식, 이정호(?), 조성훈 이렇게 있어서 실력 차가 좀 심했다.) 나는 우리 쪽 애들이랑 실컷 뛰었다. 나중엔 나랑 성훈이랑 편을 먹고 투바를 했는데, 권대욱이 신기하게 막 넣어대더라. 15점에 음료수 내기였는데 중간에 모이라고 해서 그냥 어물쩡 넘어갔다.
     밥을 먹고, 샤워를 했다. 내가 사실 밖에 나가면 애들 있는 데서 팬티도 제대로 못갈아 입었었다. 그런데 샤워룸에 애들이 들어가길래 얼떨결에 따라 들어가서 샤워하고 나왔다. 소심하다고 해야 하나? 괜히 두려워하는 건 사람을 병들게 할 뿐이라는 걸 깨달았다.
     끝 순서는 회의였다. 나는 앞에 나가서, 학칙을 3일 전에 올려 놓은 건 잘못이다, 회의는 학생 회장이 진행해라, 상벌점제도는 옳지 않은 것 같다, 두발 자유화를 하자, 이상준 군이 지적한 나의 "두발 규제는 파쇼적이다" 발언은 부적절했다, 인정한다, 김영환 군이 지적한 것과 같이 두발 자유화 문제는 학칙을 논의할 때 이야기했어야 하는 건데 기회가 닿질 않아 지금 했다, 양해해달라, 그리고 지금 앉아있는 1학년, 제발 내년에 학생회 회의 할 때도 두발 자유화 안건 올려라, 계속 올라가게 해라, 안 그러면 자유화는 없다, 이런 말들을 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회의에 관한 소감 하나. 민주주의는 환상이다. 이성은 무력하다. 소통되지 않는 이상 우리는 합리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 폭력은 불합리하다. 이성을 등에 업은 폭력이 되거나, 폭력을 등에 업은 이성이 되는 수밖에 없다. 어느 쪽이든 미래는 없다. 아이들을 봐라. 상벌점제도에 관해서 토론하는 데만 거의 한 시간 반을 소요했는데, 상벌점제도 전반에 대해 찬반을 논하는 아이들은 거의 없었다. 무식하고, 지엽적이고, 편협되고, 감정적인 군중에 지나지 않았다. 이들을 데리고 하는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바보들의 가면을 위한 파시즘이다. 결국 나는, 비극 속의 광대가 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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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학교에 박승범 교수님이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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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범 교수님


서울대학교 화학부 조교수님이시랜다.

Bio-Organic Chemistry(Chemistry Genetics and Diversity Oriented Synthesis)라는

조낸 무시무시한 분야를 연구하신댄다.

한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화학자 3인방 중 막내라고도 하셨다.

덧붙여 말씀하시길,

 네 가지 경우의 수가 있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걸 했는데, 잘 된 경우, 자기가 좋아하는 걸 했는데, 잘 안 된 경우,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걸 했는데, 잘 된 경우,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걸 했는데, 잘 안 된 경우. 좋아하는 걸 했는데 잘 되면 좋은 거고, 안 되면 본전이죠. 반대로 좋아하지 않는 걸 했는데 잘 되면 본전이고, 잘 안 되면 망하는 거죠. 그러니까 선택은 스스로 하세요. 다른 사람이 대신 살아주는게 아닙니다.


 멋진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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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웨인의 죽음

1954년, 서부영화의 전성기를 누리고있던 존 웨인은 MGM 영화사로부터 "징기스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에 출연하지 않겠는가"는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영화를 찍기로 되어있던 미국 애리조나의 피닉스 외곽 120km 사막지대는 1952년까지 핵실험이 있었던 방사능 오염 지역이었다. 방사능의 위험을 잘 몰랐던 제작자는 정부에서 허락한 문제의 지역에서 영화를 찍게 되었는데, 이때 영화 <정복자>에 출연하거나 종사했던 스태프 117명과 수백 여명의 엑스트라 중 95%가 암으로 5년 안에 사망했다. 그중에는 존 웨인과 함께 출연한 감독 딕 포웰, 수잔 헤이워드, 아그네스 무어헤드도 포함되어 있다. (http://windshoes.new21.org/actor-john%20wayne.htm)

 맨날 재미없었던 출발 비디오 여행의 찰스와 순이 코너에 재밌는 이야기가 나왔다.
 
 위에 나온 존 웨인 아찌랑 스탭들이 암걸려 죽은게

 사실은 다 미 국방부 때문이랜다.

 최근 공개된 비밀문서 중에

 국방부에서 방사능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저 촬영을 일부러 허락해 주고,

 이후 촬영에 참가한 사람들을 추적해 조사하기 까지 했다는 내용이 있댄다.

 참, 양놈들 저런 거 보면 정말 잔인하단 생각이 든다.

 재밌는 건 존 웨인이 매카시즘을 지지할 정도의 극우였다는 사실이다.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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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말고사


 < 기말고사 >

 아직 그을음 내가 나는 책상에
 나는
 앉았다.

 창 밖에선 시뻘건 햇님이
 자꾸
 속살거렸다.

 그 틈새로 날아든
 흰
 참새, 뱁새, 할미새 -

 아무것도 쓰지 않은 칠판이
 까많게
 무지개로 물들고, 그리고,
 종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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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

동산은 작다. 풀이래야 잡초들과 더위에 지친 잔디류 조금, 그리고 제일 높은 데 심긴 감나무 하나가 전부다. 나무도 별로 크지 않아, 가을이면 손을 뻗어 설익은 감을 따낼 수 있을 듯 하다.

실바람이 불어와 감나무에 감기면, 잎새들이 살짝 흔들리고, 몇몇은 떨어지고, 잔디들은 미친 화가의 붓이 된다. 그 끝에서 해가 뜨고, 구름이 생기고, 해가 지고, 별이 뜬다. 무거워 보이는 뭉게구름을 그리는 것도 그 붓이요, 얄상한 새털구름을 그리는 것도 그 붓이요, 햇빛 쏟아져 내리는 층적운을 그리는 것도 바로 그 붓이다.

가끔은 바람이 불지 않을 때도 있다. 움직임은 조금 조금 사라지고 마침내는 열사(熱死)한 우주처럼 모두가 가만 가만 멈춰버린다. 그럴 때면 대개 잔디들은 하늘에 수묵화를 그린다. 서툰 붓질 탓에 채 마르지도 않은 선들이 엉켜 점점 하나가 되어 퍼져버린다. 이것을 두고 완성이다 환호를 올리는 그들더러 진정으로 미친 화가라 아니 할 수 없음이 다만 서러울 따름이외다.

다만, 바윗돌은 바람이 있으나 없으나 담담하다. 모진 풍화를 이겨낸 자랑스러운 개선 장군인 탓이다. (사실은 그가 속에서부터 곪은 탓이다.) 아부를 모르는 개미들을 벗삼아 그는 그렇게 제 자리를 지켜내려 한다. 그러는 동안에 노장의 얼굴엔 살짝 주름이 잡히고, 얼룩이 생겼지만, 그래도 아직 살아있다고, 고래고래 지르는 아우성. 이 동산에 유일하게 시끄러운 것이 있다면 그 역시 바로 이 바윗돌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동산은 생을 거부한 동산이다. 그에게 들숨과 날숨이란 구월에 맞닥뜨린 늦은 태풍이다. 이미 오래 전에 매달아버린 거죽을 머금고, 동산은 언제까지고 숨을 내쉴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해가 뜨거나, 구름이 끼거나, 해가 지거나, 별이 뜨거나. 바람이 불거나, 바람이 불지 않거나. 하늘에 수묵화가 그려지거나, 혹은 어느 날 갑자기 바윗돌이 입을 벌려 고름을 토해내거나 말거나, 동산은 움직이지 않을 것을 고집한다. 제 꼴리는 대로 굴던 참새, 뱁새, 박새 따위가 감히 이 동산에 범접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사실 그네들은 이미 아편을 탐닉한지가 꽤 되었다.) 파스텔로 그린 듯, 환하고 보드랍기만 한 동산이기에, 많은 사람들은 그의 이런 부정이 가시일 것이라 지레 짐작을 해버린다. 하지만 감히 진실을 말할 진대, 동산에게 가시는 없다. 동산은 가면을 쓰지 않는다. 장미꽃만이 가면을 쓴다. 너무 맑으면 모이지 않는 물고기처럼, 오로지 사람들만이 이 성역에 들어와선 익사하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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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이큐.


 문. 철수네 시계 약이 다 닳아 멈췄다. 철수는 일단 건전지를 갈아끼우고, 바로 친구네 집에 가 몇 시간을 놀기로 하였다. 그리고 집에 돌아왔을 때, 철수는 잠시 생각을 한 다음 시계를 정확한 시각으로 맞춰 놓았다. 철수는 어떻게 시간을 계산한 것일까?

 답. 철수가 친구네 집에까지 가는데 걸린 시간을 a라고 하자. 친구네 집에서 돌아와서 본 철수네 시계가 가르키는 시각으로부터 철수가 집을 나간 뒤로 흐른 시간을 알 수 있다. 이 시간을 b라 하자. 철수가 오고 가는 시간은 a+a시간이고, 여기에 철수가 친구네 집에서 논 시간을 더하면 바로 시간 b와 같게 된다. 즉 a+a+논 시간=b이다. 따라서 a=(b-논 시간)/2 이므로 철수와 친구네 집을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알 수 있다. 이로부터 철수가 집에 돌아왔을 때의 시각은 친구네 집에서 나올 때의 시각에 오는 데 걸리는 시간 a를 더한 값과 같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뱀발. 이 답변을 구하는 데 걸린 시간이 3주. 그 중 2주는 친구 집에 도착한 시각과 친구 집에서 나온 시각의 산술평균이 이동거리와 논 시간 절반의 합과 같다는 판타지를 쓰는 데 걸린 시간이었다. 고백할진대, 사실 인터넷에서 장난삼아 치는 IQ 테스트에서 70점이상을 받은 적이 없다. 그래, 난 멍청하다.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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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분은 너무 길어


고양이가 길을 간다.

그 발에 채이는
사과, 바알간 사과

떼르륵 굴러
코스모스 가는 줄기를
흔든다.

저 위서 봉오리는
지랄춤을 추고

고양이는
닿지 않는 발을
한껏 뻗치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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